엄격한 절차를 따지는 답답한 환경에서 자란 왕자가 처음으로 반한 상대는 아름답지만 왕실에 어울리지 않는 격조 없는 여인이다. 게다가 개인비서가 자신의 야욕을 달성하고자 매수한 여자다. 여왕은 젊은 사관들에게는 추파를 던지는 반면, 어머니의 사랑을 갈구하는 아들에게는 차갑기만 하다. 그래서 왕자는 어릴 때부터 백조 인형을 껴안고 지냈다. 마음에 두었던 여인조차 개인비서의 끄나풀이었음을 알게 된 왕자가 자포자기의 심정으로 공원에서 자살을 시도하려 할 때, 꿈속에서 보곤 했던 백조가 호수에서 나타난다. 아주 매력적인 남자 백조. 한 무리의 백조 떼가 몰려들어 왕자를 위협하자 백조는 이들로부터 왕자를 보호해 주는데, 이로써 남자 백조는 왕자의 영혼을 위로하는 유일한 존재이자 사랑의 대상으로 자리 잡는다. 원작에서는 왕자가 백조 공주를 구해주지만, 그와 반대로 매튜 본의 작품에서는 남자 백조가 오히려 왕자의 구원자로서 위엄과 힘의 표상인 셈이다. 세계 각국의 왕족들이 초대된 무도회에서 왕자는 그가 사랑하는 백조와 꼭 닮은, 그러나 강인한 카리스마를 지닌 젊은이의 등장에 동요된다. 묘한 매력의 젊은이는 무도회의 모든 공주, 심지어 여왕마저 유혹한다. 자신에게는 차갑기만 한 어머니가 그에게 빠져드는 걸 본 왕자는 질투심에 사로잡힌 나머지 분노하여 여왕에게도 폭력을 가하는 지경에 이른다. 왕자는 결국 호위병에 끌려 나간다. 방에 감금된 채 정신을 잃고 누워있는 왕자에게 수많은 사람들이 몰려들어 폭력적으로 다량의 진정제를 투여하고 떠난다. 정신이 더욱 몽롱해진 왕자의 침대 밑에서 수많은 백조가 스멀스멀 기어 나오더니 왕자를 위협한다. 이때 왕자의 유일한 희망이자 사랑인 백조가 다시 나타나 그를 보듬는다. 왕자의 방에 돌아온 여왕은 아들이 죽어있는 것을 보고 비로소 회한의 눈물을 흘린다. 그러나 왕자는 이제야 사랑하는 백조의 품에 안겨 처음으로 평화를 찾았다.